이민에 관한 모든 질문 받습니다

기도


 
 

 사람마다 유년의 경험이 다르지요.
그리고 그 특별한 경험은 두고두고 평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.
내 경우, 두 딸을 잃고 애통해 하는 모정을 보는 것이 유년의 전부였습니다.
마흔 다섯 살에 스무 살의 둘째 딸을, 마흔 일곱에 열 일곱 셋째 딸을 잃고
아직은 젊은 엄마는 눈과 치아를 다 잃었습니다.
자식이란 죽으면 안되는 존재이구나.
자식을 잃는 슬픔보다 큰 것이 없구나.
나는 너무 일찍 알아버렸고
절대로 자식을 낳지 않으리라고 결심했지만.
아들을 넷씩이나 낳고,
전전긍긍 애태우는 어미의 길을 갔습니다.
우리집 아랫묵 벽에는
--내가 근심해야할 오직 한가지,--- 아이들이 무사한가---
이렇게 크게 써서 붙여 놓고
살아가는 길목에서 염려를 만나면
벽에 붙어 있는 그 글씨를 보고, 아이들이 다 잘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
"걱정도 아니네~"하며 근심거리를 물리쳤지요.
아이들을 야단칠 때
이 녀석들이 하나같이 손가락으로 벽에 글씨를 "잉~'하면서 가르키면
"맞다. 이렇게 살아있는데, 무얼 야단칠 게 있나?"
웃으며, 기특해 하며, 고마워 하며
"그래, 그래, 잘 했다. 잘 했어" 손뼉을 쳤지요.
이렇게 자란 아이들이 모두 떠나가고
어느날, 내 빈 자궁 안으로
포태도 분만도 다 끝낸, 기능 부전인 내 자궁 안으로
꽃들이, 새들이, 바람과 물결이
남편이, 형제가, 친구가, 이웃이 하나씩 들어와
또 다른 자식이 되어  또아리를 틀고
대개는 심한 입덧만 유발하다가 사산되고 말지만
어쨋던 나는 세상을 또 하나의 모성의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어요.
이 다음에 무엇으로 태어나기 원하느냐
누군가가 묻는다면
나의 대답은
또 다시 여인으로 태어나, 또 다시 엄마가 되는 것.
그 길이 가슴 저리고 아프다 해도
여자가 되고 엄마가 되는 것.
사랑이 무엇인지 안다고
감히 말 할 수 있기에.... 
 
 2006년 1월 3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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